Joe Ramire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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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30분, 반복 업무에서 나를 구한 작은 스크립트 이야기

많은 사람들이 코딩을 배워야 하는 이유를 ‘개발자로 취직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이는 너무 좁은 시야다. 실제로 코딩의 가장 큰 매력은 직업을 바꾸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하고 있는 일과 일상 속에서 마주치는 ‘지루한 반복’을 없애는 데 있다. 특히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20~30대라면, 문서 정리나 재무 기록처럼 매일 쏟아지는 단순 노동에 시간을 빼앗기기 쉽다. 오해를 바로잡자면, 코딩 입문은 복잡한 수학 능력이나 비싼 교육 과정 없이도, 집에서 간단한 스크립트 하나를 작성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될 수 있다.

이 글에서 다루는 코딩은 특정 프로그래밍 언어의 문법을 달달 외우는 것이 아니다. 대신 ‘계절이나 시기’에 따라 달라지는 생활 패턴, 예를 들어 새 학기나 연말에 폭증하는 정산 업무나 가계부 정리 같은 것을 자동화하는 작은 프로그램을 만드는 경험에 초점을 맞춘다. 이 과정은 단순히 시간을 절약하는 것을 넘어, 컴퓨터가 내 지시에 따라 움직인다는 성취감을 준다. 관찰자 입장에서 그 활용법을 유형별로 나누어 살펴보면 의외로 쉬운 지점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코딩에 대한 가장 흔한 두 가지 오해

첫 번째 오해는 코딩이 특정 전공자나 영재의 전유물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집에서 하는 간단한 코딩 입문은 복잡한 알고리즘 대신 ‘이 파일의 이름을 날짜별로 바꿔줘’ 정도의 단순한 지시를 내리는 것에서 출발한다. 두 번째 오해는 코딩이 반드시 컴퓨터 화면 속 검은 터미널에서만 이루어진다는 인식이다. 요즘은 스마트폰 앱으로도 간단한 코드를 실행하고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환경이 흔해졌다. 즉, 특별한 장비 없이도 생활 속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로서 코딩에 접근할 수 있다.

계절과 시기에 따라 달라지는 자동화의 유형

일상 속 IT 활용법은 시기별로 그 효용이 극대화된다. 연초에는 재무 관리와 관련된 자동화가 유용하고, 학기 초나 환절기에는 패션과 생활용품 정리에 관한 자동화가 필요하다. 이 글에서는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살펴본다. 첫 번째는 반복적인 가사 노동을 줄여주는 생활형 자동화, 두 번째는 지출 내역을 분류하고 정리하는 재무형 자동화, 세 번째는 디지털 기기 속에 흩어진 파일을 정리하는 관리형 자동화다. 이 세 가지를 통해 독자들은 단순히 정보를 얻는 것을 넘어, 직접 스크립트를 작성해보고 싶은 동기를 얻게 될 것이다.

생활형 자동화: 장보기 목록과 식단 기록의 단순화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분야는 집안일이다. 예를 들어 매주 반복되는 장보기 목록을 작성할 때, 스마트폰 메모장에 매번 같은 항목을 다시 입력하는 대신, 한 번 작성해둔 스크립트에 ‘이번 주 추가 항목’ 몇 가지만 넣으면 기본 목록이 자동으로 완성되도록 만들 수 있다. 더 나아가, 계절이 바뀔 때마다 옷장 정리를 위해 사진을 찍고 분류하는 일도, 사진 파일이 쌓인 폴더를 실행 날짜 기준으로 자동으로 하위 폴더에 나누어 넣는 짧은 코드 몇 줄이면 충분하다. 이런 경험은 코딩이 특별한 프로젝트가 아니라 습관을 돕는 보조 도구라는 점을 깨닫게 해준다.

재무형 자동화: 연말정산과 가계부를 위한 데이터 다듬기

매달 카드 내역을 직접 입력하며 가계부를 작성하는 것은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은행이나 카드사에서 내려받은 엑셀 파일을 특정 폴더에 넣어두면, 스크립트가 그 파일을 읽어서 고정 지출과 변동 지출을 분류하고, 치킨이나 카페 같은 특정 키워드가 들어간 내역은 따로 표시해주는 자동화를 만들 수 있다. 연말정산 시즌에는 의료비나 교육비에 해당하는 항목만 추려서 별도의 시트로 정리해주는 코드도 유용하다. 이는 회계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몇 가지 조건문(조건에 따라 실행을 다르게 하는 명령)을 이해하는 것만으로 가능하다. 결국 시간이 오래 걸리는 데이터 입력에서 해방되어, 소비 패턴을 분석하는 것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된다.

관리형 자동화: 클라우드 저장소와 기기 보안의 동기화

디지털 기기 관리와 보안 측면에서도 시기별 자동화는 빛을 발한다. 예를 들어 중요한 서류를 클라우드 저장소에 보관할 때, 파일 이름에 날짜가 포함되지 않아 나중에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운로드 폴더에 쌓이는 파일 중 확장자가 PDF나 JPG인 것들을 자동으로 특정 클라우드 폴더로 이동시키고, 이름 앞에 오늘 날짜를 붙여주는 스크립트를 짤 수 있다. 또한 외출이 잦은 계절에는 기기의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일주일에 한 번씩 비밀번호 변경을 알려주는 알림을 자동으로 생성하게 하는 간단한 코드를 실행해볼 수도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보안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전환할 수 있다.

작은 스크립트 하나가 가져다주는 변화

이 모든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특정 언어의 전문적인 활용법이 아니다. 오히려 ‘내가 자주 하는 행동’을 관찰하고, 그중에서 규칙이 보이는 부분을 찾아내는 능력이 더 핵심적이다. 집에서 하는 간단한 코딩 입문은 이러한 관찰력을 키우는 가장 좋은 연습이다. 처음에는 한 줄의 코드도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반복되는 가사와 재무 관리 업무를 자동화하는 경험을 한 번이라도 해보면 컴퓨터를 대하는 관점이 완전히 달라진다. 컴퓨터는 더 이상 문서를 작성하고 인터넷을 검색하는 도구가 아니라, 지시를 기다리는 ‘비서’와 같아진다.

자동화된 스크립트를 통해 절약된 시간은 단순히 쉬는 데 사용할 수도 있고, 자신의 경력에 도움이 되는 새로운 공부를 시작하는 데 사용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시작이다. 지금 이 순간, 자신의 스마트폰에 있는 반복적인 알림이나 메모 습관을 한 번 떠올려보자. 그 작은 불편함이 바로 코딩을 배우는 첫 번째 교과서가 될 수 있다. 이 글에서 소개한 유형들을 참고하여, 이번 달에는 가계부 정리부터, 다음 달에는 파일 분류까지 점차 범위를 넓혀가다 보면 어느새 자신만의 생활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게 될 것이다. 결국 IT 활용의 진정한 가치는 특별한 기술을 보유하는 것이 아니라, 반복적인 일에서 스스로를 해방시켜 더 가치 있는 일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있다.